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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우유

kjhjg 2023. 10. 5. 06:03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맛뿐만이 아니라 그 음식과 얽힌 사건, 사고와 같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 음식을 생각하면 그 사건이, 그 사고가 생각이 나서 추억여행을 하기도 한다. 딱히 돈 들이지 않은 그런 추억여행. 그 추억여행은 웃음을 짓게도 만들지만 슬픔을 동반하기도 하니 유의하시길.   멀지 않은 과거의 시간으로 가자. 올해 3월말까지 닭갈비집에서 일을 했다. 가게에서 잠을 자고, 일도 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밥을 짓고, 청소를 하고 가게 문을 열기까지 3시간 정도 걸렸다. 아침을 늦게 먹기도 하지만 못 먹을 때는 그냥 계란밥을 해 먹기도 했다. 따뜻한 밥에 어제 사다 놓은 계란을 ‘탁’하고 깨서 넣고 간장 조금 넣어서 삭삭 비벼서 먹었다. 어린 시절 학교에 다녀오면 어머니는 일을 나가셔서 집에 안 계셨다. 그 때 당시 음료공장이 집 근처에 있었는데 그 공장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늘 엄마는 집에 안 계셨다. 그 당시에도 간단히 배고픔을 달래줄 음식은 계란밥. 하지만 이 때 당시에는 하나의 재료가 더 들어갔다. 그건 마아가린. 지금은 마아가린에 대한 평판이 좋지 않아서 잘 안 넣지만 그 때 당시에는 없어서 못 먹을 정도였으니. 시대가 많이 변하긴 변한 것 같다. 아마도 ‘계란밥’ 하면 이제는 추억이 하나 더 늘어났다. 그 전에 술집에서 일을 할 때 점심으로 냉면을 주로 먹은 기억이 난다. 냉면하면 물냉면을 꼭 먹는다. 다른 냉면보다 꼭 물냉면을 찾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물냉면의 시원한 ‘육수’때문이 아닌가 싶다. 냉면하면 사실 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아버지도 냉면을 참 좋아하셨다. 그래서 어머니는 늘 냉면을 끓여서만다이어트 음식으로 각광을 받는 바나나. 이렇게 생각을 하니 또 먹고 싶어진다. 하지만 돈을 아껴야 하는 시기이니 참는다. 참아! 이 책에도 소주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역시 한국인에게는 소주가 떨어질려야 떨어질 수 없는 음료수가 아닌가 싶다. 그 음료수라는 것이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기에 성인 남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음식이긴 하지만 말이다. 소주 하면 가게에서 일을 할 때 생각이 난다. 닭갈비집에서 일을 할 때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다른

누구에게나 미뢰 깊숙이 박혀 있는 추억의 맛이 있다. 때로 그 맛은 구체적인 음식으로 표현되는가 하면 기억과 기억 사이의 가교로 존재하기도 한다. 여기, 맛을 더듬어 추억을 그려낸 여자가 있다. 오랫동안 음식 잡지 쿠켄 기자로 일하면서 접하게 된 맛들은 그녀의 잠자던 추억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그 속에는 잊고 있던 가족의 모습, 지금은 희미하게 남은 첫사랑, 그리고 외롭고 쓸쓸하게 방황하던 젊은 날의 자신이 있었다. 때론 눈물겹고 때론 비루한, 그러면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 다짐하던 자신을 지켜준 맛의 편린을 모아 추억의 뷔페를 차려냈다. 음식의 기억으로 그려낸 그녀의 자화상, 바나나 우유 다. 가족, 사랑, 일상, 그리고 여행이라는 주제로, 하나의 이야기마다 추억의 음식이 곁들여진다.저자소개흰 국숫발이 널려 있는 국숫집이 있고, 나무 궤짝 가득 생선이 쌓인 어묵집과 새벽부터 떡 뽑느라 불빛이 훤한 떡집, 닭장에서 꺼낸 닭을 커다란 무쇠 솥에 넣고 튀겨내는 통닭집이 있던 동네에서 달콤한 유년을 보냈다. 그런 유년을 지나 씁쓸하고 쌉쌀하고, 짠내 나고, 쩐내 나는 시간들을 맛보며 서서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오랫동안 음식 잡지 기자로 지냈으며, 지은 책으로는 이 골목에 가득한 행복 갖고 싶은 부엌 알고 싶은 살림법 수상한 주인장 내겐 너무 가벼운 레시피 (공저)가 있다.

이야기를 시작하며

1 가족
우리는 식구입니다_탕수육과 비프가스
아랫목, 담요, 그리고 만화책의 향연_산두릅과 호두밥
시간의 나이테_바움쿠헨
늙어가는 엄마 옆에서 드라마를 보다_부추샐러드
넌 나의 자랑이야_빨간 소시지 달걀말이
슬픔은 마주 봐야 헤어질 수 있는 것_냉면
사는 게 참 궁색하다_오차즈케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_상추
갓 지어진 밥 같은 행복_버섯밥과 연어덮밥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이죠_명태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_브로콜리 스프
지상의 행복한 방 한 칸_만두

2 사랑
가시 속에 숨다_성게알밥과 성게보말죽
도둑고양이와 길고양이_고양이밥
사랑에 빠지지 못하는 지병_파에야
알덴테, 타이밍이 중요해_봉골레 파스타
풋_크렘브륄레
외사랑_초콜릿
누군가 기다려진다는 것_캐러멜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_홍시와 곶감
그럼, 잘 있어_인도식 차이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_벚꽃차
하루치 사랑_브룃헨
밤에 쓰는 편지 아침에 쓰는 편지_북엇국
그런 사람 있으면 좋겠습니다_크루아상

3 일상
말랑말랑한_엘비스 프레슬리 토스트
검고 음습한 절망_소주
로스팅을 하다_더치커피
가슴이 콱 막힐 때_평양식 냉면과 물회
겨우 그깟 것_토마토와 치즈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은 길 위에서_맥주 거품
몸속의 슬픔을 증발시키는 법_오후 3시 홍차
거절당한다는 것, 익숙해지지 않는 것_튀김
오늘은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다_베이글
매일매일_화덕 피자
잘 있나요, 어제의 당신에게_돈코쓰 라멘

4 여행
내 인생에게 너무 미안하잖아_아다지오 파스타
언젠가, 이 말은 말자_오이 샌드위치와 에그샌드위치
떠날 수 없는 날, 잊을 수 없는 날_완탕면
흠뻑 빠지기_흰 눈 빙수
차마 가지 못한 길, 차마 하지 못한 말_바게트와 치즈
정독도서관 등나무 아래서_아이스티
유머나 위트가 증발된 콘크리트 같은 삶에게_레모네이드
아무렇지 않은 날의 여행_카레
사소한 하루_아삼과 얼그레이
소풍 끝내는 날_손가락 김밥과 삼각김밥
묘비 앞에서_물
아침부터 울음을 참는 날_아포가토
부치지 못한 편지, 나는 잘 있어요_캠핑장 커피
우리 즐거웠지?_가나슈
바나나 우유 와 함께한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