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윤일병 사건으로 말이 많다. 아들만 둘 있는 내 입장에선 그런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은 먼 이야기라고 하기 엔 작금의 우리나라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군이라는 곳도 그렇고 학교라는 곳도 그렇고 폭력에 너무 쉽게 노출되어 있다고나 할까? 어릴 때부터 부모들은 말한다. ‘네가 때리는 한이 있더라도 맞고 다니지는 말아라. 심지어 치료비는 내 줄 테니까 무조건 때리고 들어와라..’ 이렇게 교육하는 부모가 있으니 아이들은 자신이 사람을 때린다는 것에 죄책감마저 들지 않을 것이다. 윤일병을 구타한 주동자 이 병장을 보고 사람들이 분노 했던 이유는 하나라고 한다.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 비단 윤일병 사건만이 아니다. 얼마 전 세상을 경악해 했던 김해 여중생 사건도 우리 사회가 폭력에 얼마나 많이 노출되어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같은 또래의 친구를 얼마나 미워해야 그렇게 때리고 죽일 수 있는 것일까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상담 형식으로 쓴 책을 읽었다. 선생님 입장, 학부모 입장, 그리고 학생 입장에서 각자의 고민을 상담자는 자상하게 설명하고 해답을 제시한다. 학교 폭력은 어느 한 입장에서 노력한다고 좋아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 학생 그리고 학부모 까지 삼박자가 균형을 이루고, 박자를 맞춰야만 하모니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어쩜 너무도 당연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이론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선생님과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스스로 반성하고 대책을 강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좋은 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체크하고 싶다.
폭력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란 가해자의 반성 및 피해자와 가해자의 화해에 있습니다.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금전적 보상 문제로 비화되는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해결이란 관계의 회복이어야 합니다. 이것을 이뤄 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해자의 공개 사과, 가해자와 가해자 학부모의 재발 방지 약속, 교내 봉사나 사회봉사, 기관에서의 특별 교육 이수, 상담 등 정도와 수준을 달리하는 많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181) 부모들이 제일 많이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와 ‘나는 포기 했으니 마음대로 하세요’라는 말이라고 한다. 내 아이에게 잘못이 있다면 변명하지 않고 깨끗하게 인정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반성이 되고, 반성을 해야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게 됩니다. (193) 아이를 키우면서 이 말에 격하게 공감하는 이유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 혼이 나는 것 자체로 마음속 화를 키우기 때문이다. 그렇게 화를 키우게 되면 더 큰 폭력을 낳게 되고, 그 폭력이 잘못인줄 모르게 된다.
아이를 보면 부모를 안다고 한다. 모든 폭력의 원인이 부모가 될 수 없지만 부모가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학교가 그 폭력을 끊어주고 막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책에선 말한다. 폭력은 참 무섭다. 마음 속 화를 어떻게 하지 못해 내 뿜는 폭력이기에 더 위험할 수도 있고, 폭력이 내 안에 잠재된 또 다른 카타르시스가 될 수 있어 무섭다. 처음 한 번은 쉽지 않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훈육이 되지 않으면 두 번 세 번은 쉬운 게 폭력이 아닐까? 내 아이가 아니라서,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무시할 것이 아니다. 불특정 다수에 의한 폭력이 어느 날 나를 향해 날아드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걸 안다면 학교 폭력에 무관심하거나 무시하면 안 된다. 윤일병 사건에서 그 많은 목격자가 침묵했다는 것. 그들 또한 무언의 폭력자들 아니었을까? 학교 폭력.. 모두 같이 노력해 없애야 하는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혼돈의 세상, 괴물 같은 학교폭력의 실체를 잡기 위해 이 선생이 나섰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물음에 대한 따사모 선생들의 친절한 응답
이 선생의 학교폭력 평정기 에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진지한 화두를 던졌던 따돌림사회연구모임 교사들이 그 화두에 대한 응답으로 이 선생의 학교폭력 상담실 을 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학교폭력과 관련해 자주 범하는 오류를 짚고,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상식을 비판한다. 따사모의 현장 경험을 통해 얻은 연구 성과를 모은 결정체로 실제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은 44가지 생생한 학교폭력 상담 사례를 싣고 있다. 따사모 14년 활동 경험에서 추출한 대표 사례들이다. 하지만 상담 기술과 해결 매뉴얼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는 ‘정답’이 없다는 전제에 어느 정도 동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어디로 번져갈지 모르고, 스며들지 모르는 괴물 같은 학교폭력의 실체를 정조준한다. 학교폭력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해결책으로 힘들어하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에게 학교폭력 앞에 무기력해지지 않고 똑바로 맞설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책이다.
여는 글 학교폭력에 대한 시각 바로잡기, 같은 시각 갖기
1부 교사의 목소리
01 교사가 나름의 경험을 믿고 지도하면 되지 않을까요? 15
02 따돌림 문제, 담임이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게 나은 것 같아요. 18
03 사소한 다툼마저 학교폭력으로 여기고 너무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22
04 학교폭력 문제에서 예방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시간이 없어요. 26
05 아이 문제로 부모님과 상담해 보면 판박이처럼 똑같습니다. 31
06 왕따 당하는 애들도 문제가 있어 보여요. 35
07 교실에서 교사인 제가 왕따가 된 기분이에요. 애들이 왜 저를 만만하게 보죠? 39
08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아요. 44
09 언니 같고 누나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반 분위기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50
10 학기 초만 되면 아이들은 왜 그렇게 싸워 댈까요? 57
11 애들이 저보다 반장 말을 더 잘 들어요. 61
12 여자애들은 정말 속을 모르겠습니다. 68
13 도대체 왜 이렇게 애들이 담배를 많이 피워 댈까요? 그리고 왜 꼭 말보로를 피울까요? 73
14 애들이 입만 벌렸다 하면 욕입니다. 78
15 따돌림 당하는 아이가 괜찮다고 하는데 정말 그냥 가만둬도 될까요? 83
16 교사가 모두 학교폭력 전문가가 될 필요가 있나요? 89
17 학부모님들이 돈 문제로만 생각합니다. 94
2부 학부모의 목소리
01 우리 아이 물건이 자꾸 없어집니다. 101
02 우리 아이는 왜 자꾸 값비싼 브랜드만 사 달라고 할까요? 105
03 사소한 이유를 대면서 자꾸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110
04 늘 맞고 들어오는 아이, 싸움이라도 가르쳐야 할까요? 118
05 우리 애는 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부모에게 말하지 않을까요? 126
06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아이가 이상해졌어요. 132
07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담임선생님이 아무것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요? 138
08 가해 학생들의 전학을 요구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148
09 반장이 청소 감독까지 해야 하나요? 151
10 우리 아이는 늘 당하면서 왜 싫다는 말을 못할까요? 156
11 우리 애가 그럴 애가 아닌데요. 161
12 공부를 잘하면 애들이 함부로 안 하지 않을까요? 164
13 아이를 대안 학교에 보내 보면 어떨까요? 170
14 대체 왜 이렇게 학교폭력이 심해지는 겁니까? 176
15 학교폭력 문제는 우리 때도 다 있었던 것 아닌가요? 184
16 선생님이 저희 아이를 너무 나쁘게 보시는 것 같아 억울합니다. 191
17 학교는 왜 이렇게 쉬쉬하며 감추려고만 할까요? 197
3부 학생의 목소리
01 서로 뒷담해 대는 반 애들이 너무 무서워요. 207
02 무슨 말만 하면 자꾸 저한테 쏴 붙이는 애 때문에 곤란해요. 212
03 반에서 자꾸 투명인간처럼 되는 것 같아요. 218
04 전 친구가 없어도 상관없어요. 친구가 꼭 필요한가요? 223
05 짜증나게 하는 애한테 쿨하지 못한 제가 이상한 건가요? 228
06 제가 싫다는데도 다들 별명을 부르며 자꾸 놀려요. 233
07 재수 없게 나대는 애, 버릇 좀 고쳐 주려고 그랬어요. 237
08 잘못은 똑같이 했는데 왜 저만 징계를 더 심하게 받아야 하나요? 243
09 학교폭력은 왜 중학교 때 가장 많이 일어날까요? 248
10 ‘학교폭력 예방 교육’ 대체 왜 하는 거예요? 너무 지루해요.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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