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웅게러나 버지니아 리 버튼의 작품들처럼 그림책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책들은 일러스트의 촌스러움을 제외하면 늘 아이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그 힘을 과시한다. 또 하나의 그림책 고전을 만난다. 호기심 많은 원숭이 조지와 노란 모자 아저씨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개구쟁이 꼬마 원숭이 시리즈는 <아프리카여 안녕>, <신나는 페인트 칠>,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병원 소동> 네 권이 한글번역본으로 나와 있다. 미리 얘기했던 살짝 촌스럽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권하지 않았었는데 서점에서 딱 들켜버린 거다. 아이가 처음 만난 책은 <병원 소동>이었다.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읽어달라고 하더니 그림책으로는 좀 긴 분량의 그 책을 사달라는 거다. 결국 집에 와서 주문해줄 수밖에 없었다.
1940년대에 태어난 호기심 많은 원숭이 조지는 그 생명력이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다. 매사에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을 빼닮은 조지의 종횡무진 모험담이 펼쳐진다. 아프리카 정글에 살던 조지는 정글에 나타난 노란 모자 아저씨의 커다란 모자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결국 문명세계로 오게 된다. 물론 인간들의 세상으로 오는 길에서도 조지의 호기심은 식을 줄을 모르고 조지의 장난과 호기심은 늘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동물원에 가기 전 잠깐 머물렀던 노란 모자 아저씨네 집에서는 소방서로 장난전화를 걸고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잡혀 감옥에 갇혀서도 간수아저씨를 놀리고 감옥을 탈출하고 알록달록 풍선을 보고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풍선에 손을 댔다가 하늘을 날게 되기도 한다.
조지는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고 두려움과 겁도 없다. 호기심이 시동을 걸면 바로 튀어나가 행동으로 옮기고 그저 즐길 뿐이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고 자신의 행동이 불러올 파장을 전혀 생각지 않는다. 바로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아이들은 조지의 모험에 자신을 얹어서 함께 즐기는 모양이다. 하면 안 되는 것들에 둘러싸인 아이들이 조지의 모험에 동참해서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하며 행복할 수 있다면 조지의 짓궂은 장난쯤은 너그럽게 넘어가 줄 수 있다.
조지의 첫 번째 이야기는 다음 편에 펼쳐질 이야기들에 비하면 애교에 불과하다. 개구쟁이 조지 시리즈를 늘어놓고 한 권씩 한 권씩 그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 아이를 보면서 엄마의 잔소리에 막혀서 꿈도 꿔보지 못할 일들을 거침없이 해내는 조지를 통해서 잠시나마 자유를 느끼겠구나 생각이 든다. 몇 가지 규제쯤은 그냥 풀어줘 버릴까 하는 마음도 살짝 생긴다.^^
아프리카에 사는 아주 호기심이 많은 원숭이가 탐험가한테 붙잡혀 도시에 와서 살게 되는 이야기. 원숭이가 어린이에게 갖는 호소력은 범세계적이어서 이 장난꾸러기 원숭이를 보면, 어느 시대의 어느 나라 어린이나 즉각적으로 자기 동일시를 하게 된다.
이 꼬마 원숭이는 1940년대 초에 전쟁으로 인해 세계가 파괴되었을 때에 태어나서 순식간에 그림책 세계의 슈퍼스타가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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